나의 해방일지’, ‘해방타운얼마 전까지 해방이란 키워드가 매체에 떠돌았다. 방송은 종영되었지만 해방이란 단어가 아직도 머릿속을 맴돌고 있는 걸 보면 나는 무의식 중에 해방을 꿈꾸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의 해방일지범죄도시2’에서 악역을 맡으면서 연기력과 매력을 한꺼번에 쏟아낸 손석구가 주연으로 출현한 작품인 이유로 다시 재조명을 받고있다. 사람의 숨통을 끊어내는 순간에 웃통을 훌러덩 벗어던져 그간 열심히 길러낸 초콜릿 복근을 유감없이 드러낸 손석구는 현재 눈웃음만 살짝 지어도 팬들의 환호에 둘러쌓일 만큼 정점을 찍고 있는 듯하다.

해방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우리나라의 해방 공간이다. 일제 강점기를 거쳐 해방을 맞은 우리 민족은 진정한 자유를 누릴 틈도 없이 권력 다툼의 틈바구니에서 민족 간에 자행된 살육과 비극의 현장을 목격해야 했고 지금까지도 분단으로 인한 비극과 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회가 진정한 자유를 수호하지 못한다면 개인의 삶도 자유롭지 못하다. 자유를 수호하지 못하는 세계와 국가로부터의 해방은 과연 가능한 일일까. 우린 국가와 사회에 상관없이 개인의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을 무정부주의자라고 한다. 어쩜 우리는 아나키스트를 자처하고 싶은 존재인지 모른다. 매체를 통해 해방이란 단어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는 사회와 문화의 모순에 염증을 느낀 사람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는 반증일지도 모르겠다.

요즘 한창 읽고 읽는 책들이 마침 해방신학 도서들이다. 2000년 전 나자렛 예수를 이해하기 위해 꾸준히 연구를 이어온 신학자들이 가톨릭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성서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신학자들은 인간으로서의 예수의 삶에 주목했고, 시대와 상황의 필요에 따라 첨삭된 성서의 내용을 지적하고 있다. 2014년 세월호 사건이 있던 해에 한국을 방문해 희생자의 가족들을 위로하고 돌아간 프란치스코 교황도 해방신학자 중 한 명이다. 스스로를 가난한 사람을 위한 노예로 자처하고 있는 그는 예수의 철학을 숭배하고 철저히 실천하고 있는 사람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종교계는 부자들을 위한 종교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해방신학자들은 11조와 교회라는 공간이 없이도 종교적 행위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믿음과 종교적 행위가 11조와 거대한 교회의 건물에 예속될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어루만지고 그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종교적 정신을 전파하는데 종교계의 재산은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본다.

해방이란 사회와 종교계뿐만 아니라 피부로 느낄 만큼 가까운 삶의 영역에서도 절실한 단어로 다가온다. 가족과 직장 내에서 상처받고 고통받는 사람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진 현대사회에서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듯하다. 나는 이대로 괜찮은가? 불행하지 않지만 행복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를 옥죄고 있는 모순된 삶의 양식들이 있을 것이다. 얼마나 놓여나는가에 따라 삶의 만족도는 달라질 것이다. 그러니 지금부터 자신이 놓여나야 할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기로 하자. 마침내 삶을 해방시킬 수 있다면 우리는 온전한 자유를 만끽하며 행복한 하루를 살고 있다고 느낄 수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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