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유행으로 인해 유례없는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평소와는 다르게 텅 빈 길거리와 문을 잠시 닫은 도서관 등 눈에 보이는 곳곳에 변화가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도 대학교에 간다는 설렘에 가득 차 있었던 저를 비롯한 신입생들은 대학의 온라인 수업 결정에 큰 실망을 하였습니다. 상황이 악화되어 내린 결정임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내가 나고 자란 곳을 벗어나 낯선 곳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첫 단추를 끼우지도 못하게 되었으니 그 상실감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컸습니다.

  한 학기 동안 비대면으로 온라인 수업을 하고 나니 오프라인으로 진행되었다면 교수님들 그리고 선배님들과 진로에 대해서 조언을 많이 얻을 수 있었을 텐데 정말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군다나 저는 국내 대학에 몇 없는 소수어과에 진학하였기 때문에 희소성이 강하여 도저히 주변에는 도움을 청해 이야기할 곳이 없었습니다.

  가장 큰 고민은 대부분의 어문계열 학생은 이중 전공을 많이 하는데, 1학년이 끝나갈 무렵에 신청을 받기 때문에 2학기 시작 전 자신의 이중 전공 분야에 대해 어느 정도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주로 어문계열이 1전공인 학생들은 경영, 경제, 행정의 세 가지 분야 중 하나를 2전공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세 가지 분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경험해보지 못한 저로서는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사실상 이중 전공은 취업을 목표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아서 단순히 전공 분야를 학습하는 것뿐만 아니라 ‘현장에서도 과연 나와 잘 맞는 전공인가’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한데 물어볼 곳도,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곳도 당장 주변에는 없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많았습니다.

  고민에 가득 차있던 저에게 군에서 모집하는 행정 인턴 공고는 정말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아직 할 줄 아는 것도 적고 실무 경험도 전혀 없어서 괜히 민폐만 끼치고 오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기는 하였지만, ‘공무원분들이 행정 업무를 보시는 현장에 가보는 것만큼 직접적인 동기부여가 되는 것은 없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고민하지 않고 바로 지원하였습니다. 더군다나 제가 고려하고 있는 이중 전공 분야가 경영과 행정이 결합한 융합전공제도인데 운이 좋게도 행정 인턴에 선발되어 행정 분야에 대한 체험을 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겨서 앞으로의 진로 설계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며칠간 행정복지센터에서 근무하며 느낀 점은 걸려오는 민원 전화와 방문하는 민원인분들께 친절히 응대하고 각자의 맡은 업무를 완벽히 해결하는 모습을 보며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 빛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알던 것보다 군청 혹은 행정복지센터에서 많은 일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되었고, 제공하는 행정 서비스가 군민의 삶 곳곳에 녹아들어 가서 그들이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행정 인턴을 하며 맡은 업무에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서 임하겠습니다. 며칠 동안 일하며 어느 것 하나 가벼운 일은 없고 사소한 것에서 오류가 나면 나중에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행정인턴을 마치는 그날까지 직원분들과 진행하는 업무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동계면 행복복지센터 행정인턴
한국외국어대학교 아랍어과 1학년 제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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